테마세이 여행이야기

이 한 장의 그림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8

  • 조회수 :

    1290

이 한 장의 그림

위트릴로의 몽마르뜨


 화가들의 고향이라는 파리의 몽마르뜨, 1883년 이 예술적인 마을에 골칫덩어리 악동이 태어났다. 르노와르, 드가의 모델로 활동하면서 사생활이 문란했던 수잔 발라동이 사생아를 출산한 것이니, 그 아이의 이름은 모리스 위트릴로다.
 10대의 나이에 사생아를 출산한 발라동에게 그의 아들 위트릴로는 분명 귀찮은 존재였던 것 같다. 아이가 울 때마다 독한 앱솔루트 보드카를 먹여 잠을 재웠다고 하니 말이다. 이렇게 성장한 위트릴로는 이미 12세의 나이에 심각한 알콜 중독자의 길에 빠졌고, 몽마르트의 골칫덩어리로 성장하게 된다. 몽마르트의 골목은 위트릴로의 온갖 패악으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고 한다.
 말수가 적고 신경질적이었던 위트릴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격렬하고 거친 감정으로 갈망했던 위트릴로는 결국 알콜중독에 의해 요양소에 입원하게 되고 이곳에서 치료요법의 하나로 그림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뒤늦게나마 그의 어머니도 그를 술로부터 떼어놓기 위해서 데생과 회화수업을 시키게된다.
그렇다고 위트릴로가 알콜중독으로부터 자유로워진건 아니었다. 몽마르뜨의 사람들은 위트릴로가 길에서 풍경을 그리고 있으면 주정뱅이가 무슨 그림이냐며 그의 이젤을 걷어차곤 했으며, '위트릴로를 찾으려면 시궁창 도랑을 따라가 보라, 어딘가에 처박혀 있을 것이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이런 위트릴로가 그린 그림이라면 분명 어둡고 분노에 차있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러나 그가 그린 세상의 모습은 너무나 밝고 아름다운 모습이었으며 어딘지 모르게 짙은 시정(詩情)이 배어 있었다. 그에게 고독과 좌절을 안겨준 곳, 그를 배척하고 멸시했던 몽마르뜨였지만 그의 눈에는 한없이 밝고 아름다운 거리로 비췄던 것이다. 마치 왕따를 당하고 있는 학생이 학교를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한 것처럼…
 파리의 몽마르뜨를 갈 때마다 빈센트 반 고흐나 르노와르보다 위트릴로가 먼저 생각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어둡고 음습한 곳에서 알콜에 찌든 눈으로 그린 위트릴로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면서 '나는 과연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어쩌면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