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일 LA - 프레즈노

인천공항에서 오후 3시에 출발한 대한항공 017편은 같은 날 오전 10시경에 미국 서부에 있는 천사의 도시 LA에 도착합니다.
짐을 찾아 나온 후 LA 시내로 이동하여 점심식사만 하고 곧바로 프레즈노라는 작은 마을로 이동합니다. 그리곤 내일부터 이어질 국립공원 탐방을 위하여 충분한 휴식을 취합니다.

프레즈노
캘리포니아 중남부 농업의 중심도시다. 인구는 45만에 육박하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 분위기가 이방인을 매료시킨다. 1880년대에 관계시설의 정비로 농업기반 시설이 갖추어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농산물의 중간 집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건포도 생산량은 세계 최대이며 포도주도 유명하다.
요세미티와 세콰이어국립공원 등이 인접해 있고 문화?레크리에이션 시설이 많아 관광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LA에서 프레즈노로 이동한 후 시간이 허락하면 지하정원을 돌아 볼 예정이다. 지하에 정원을 꾸며 놓았다는 이유만으로 방문가치가 있는 곳이다.

제2일  킹스캐넌 국립공원 - 세콰 이어 국립공원 - 데스밸리

본격적으로 미 서부 국립공원의 세계로 빠져드는 날입니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남서부 자락에 위치한 세콰이어 국립공원 일대를 돌아보고 나면 여행 첫날부터 미 대륙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것입니다. 특히 어마어마한 세콰어어 나무와의 첫 대면은 일단 그 규모에서 완전히 압도당하게 될 것입니다.
오후에는 죽음의 사막인 데스밸리로 이동하여 숙박합니다.

세콰이어 국립공원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서쪽 경사면에 위치한 세콰이어 국립공원은 바로 옆의 킹스캐넌과 구별이 힘들 정도로 붙어 있지만 굳이 별도의 국립공원으로 구별하여 지정되어 있다. 킹스캐넌의 계곡미와 호수 등과는 다른 색다른 세상이 펼쳐진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 색다름의 주인공은 바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나무인 세콰이어들이다.
세콰이어 국립공원으로 들어서면 하늘을 향해 치솟은 세콰이어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그 나무들의 크기에 기가 질려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거인국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 정말이지 거대한 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자동차는 딱정벌레처럼 작게만 느껴질 정도다. 이 숲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세계에서 부피가 가장 크다는 제너럴 셔먼 트리(General Sherman Tree)인데, 수령이 3500년, 높이 81.5m, 둘레만 해도 32.8m에 이른다. 이 나무 하나만 잘라도 방 다섯 개를 가진 목조주택 40채를 능히 지을 수 있다고 하니 그 크기가 짐작이 될 것이다.
세콰이어 나무숲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도로를 버스를 이용해 가로지르다보면 당장 버스에서 뛰어내려 하염없이 걷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길이 한두 개가 아니다. 나무가 터널을 이룬 길들, 그 사이사이로 이어지는 오솔길, 거대한 나무의 몸통을 관통하여 이어지는 산책로 등… 이 중에서 Congress Trail로 명명된 산책길은 그야말로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코스다. 3,000년 동안 자라온 원시림 사이를 거니는 기분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렇듯 거대한 숲 속을 드라이브하고 때로는 오솔길을 산책도 하다가 숲의 정상부근인 모로바위 위로 올라서면 모든 것이 돌변한다.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4000m급 봉우리 11개와 크고 작은 산봉우리 300여 개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이곳에서면 여행자는 더욱 작아지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데스밸리 가는 길
세콰이어 국립공원을 나와 데스밸리로 가는길은 참 멀다. 그러나 약 6시간에 달하는 이 시간을 견디어 내야만 다음 일정부터 충분한 여유를 누릴 수가 있다.
거대한 숲길을 빠져나와 달리는 길은 삭막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그 삭막함이 도를 더해지는 순간 데스밸리가 목전에 다가선다. 죽음의 땅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선 것이다.

제3일  데스 밸리

어제와는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곳, 데스밸리 죽음의 계곡으로 들어갑니다. 일단 데스밸리로 들어서면 약간의 충격은 각오해야만 합니다.
작렬하는 태양이 지표면을 마음껏 일그러트려 만들어 낸 대지의 작품들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함께 생명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황폐해진 자연인 데스밸리를 본 다음에는 황폐해진 인간들의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로 이동합니다.

데스밸리
믿을 수 없는 곳이다. 그리고 정말 더운 곳이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곳이기도 하다.공식적인 통계가 아니기 때문에 믿을 수는 없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메마르고 가장 뜨거운 지역이라고 한다.
이 곳의 지명이 데스밸리, 즉 죽음의 계곡인 것은 미국의 골드러쉬 시절에 황금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지름길로 알고 잘못 들어섰다가 수없이 죽어나갔던 곳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다보다 86m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300m의 소금층이 바닥을 형성하고 있는 땅 데스밸리, 연 강수량 6cm의 죽음의 땅이기는 하지만 예술가들에게는 끝없이 새로운 영감을 제공해 주는 창조의 땅이기도 하다. 물론 여행자에게 있어서도 경이로운 세계임에 틀림이 없다. 데스밸리가 죽음의 땅이라고 해서 모든 생명체가 사라진 달나라는 아니다. 이곳에는 지구상에 유일한 희귀식물 20여종이 있다. 전갈, 도마뱀 등 동물들도 서식한다. 아니, 서식한다기 보다는 처절하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이런 지역에서 봄철에는 방목도 이루어지고 있으니 신기할 뿐이다.
미국 대륙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땅이라고는 하지만 공원 내에는 3,360m 높이에 달하는 텔레스코프 피크가 있고, 데스밸리 동쪽에는 1,668m 높이의 단테스 피크도 있다.
길이 225km의 데스밸리를 돌아보자면 몇개의 포인트를 찾아가는 것이 최상이다. 무작정 들어갔다가는 그야말로 데스밸리가 되기 십상이다.

단테스 뷰 (Dante's View)
데스밸리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다. 이곳에서는 유리를 깔아놓은 듯이 투명한 소금밭과 아름다운 연못인 배드 워터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소금평원을 거니는 맛은 각별하다. 차분히 소금평원을 향해 한발 한발 거닐다보면 대지의 한 점으로 서있는 고독한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단테스 뷰에서 본 광활한 대지의 허공에는 먹이감인 동물의 시체를 찾아 배회하는 까마귀 떼가 있어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악마의 골프코스와 배드워터
데스밸리 중심부에 소금 결정체들이 굳어서 평원을 뒤덮은 지역이 있다. 이른 바 악마의 골프코스라는 곳이다. 멀리서 보아도 장관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소금결정체 들이 만들어낸 문양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곳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배드워터가 나온다. 이 건조한 사막에 물이 있는 것이다. 아마 처음

모래언덕 (Sand Dunes)
대부분의 사막지역이 그런 것처럼 데스밸리에도 거대한 모래언덕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물론 바람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곡선과 물결무늬도 동일하다. 하지만 데스밸리의 바람은 더욱 칼날같이 무섭다. 그 바람이 만들어 놓은 작품을 감상하러 간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모래 언덕의 예술작품들은 수많은 사진작가들을 이곳에 불러모으고 있다.


자브리스키 포인트
석양 무렵에 금빛으로 빛나는 골든 캐니언(Golden Gaynon)이 있는 지점으로 데스밸리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다. 이 골든

라스베가스
더 이상의 언급이 필요 없는 환락과 도박, 유흥의 도시다. 저녁 무렵 호텔에 체크인 한 후에는 자유시간이다. 카지노를 가건 야경 산책을 나가건 그것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제4일  자이언캐넌과 브라이스캐넌

브라이스 캐넌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채를 가진 곳’, ‘동화 속에 건설된 꿈의 세계’, ‘화려함과 섬세함의 극치’ 이들 모두 브라이스 캐넌을일컫는 말들이다. 수 만년의 세월 동안 풍화와 침식을 거듭하면서 깎이고 깎여서 만들어진 브라이스 캐년의 수백만 개에 달하는 핑크빛 첨봉들은 절경 중의 절경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중국 장가계의 바위들에 화려한 색채를 입혔다고나 할까? 브라이스 캐넌의 바위에서 찾아낼 수 있는 색은 빨강, 분홍, 갈색, 아이보리 색 등 60가지가 넘는다고 하니 가히 그 화려함을 짐작할 만하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브라이스 캐넌을 돌아보는 방법은 두 가지다. 그 중 하나는 전망대에 올라 전경을 감상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워낙 절경이다 보니 보는 각도에 따라 모든 것이 새롭다. 당연히 전망 포인트만 해도 수십 군데에 달한다. Inspiration Point, Piracy View Point, Natural BridgeView Point, Rainbow View Point, Yovimva Point 등등…
시간 되는 대로 가능하면 많은 곳을 볼 예정이지만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곳은 바로 선셋 포인트, 석양에 비친 아름다운 바위들을 놓칠 수는 없다.
브라이스 캐넌을 보는 또 하나의 방법은 직접 바위 사이를 걸어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상당한 체력을 요구한다. 경치에 취해 마냥 걸어 내려가다 보면 올라올 길이 까마득해 진다.

제5일  캐피탈 리프 - 모압

오늘은 장거리를 달리는 날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지루하기만 한 길은 아닙니다. 중간에 캐피탈 리프 국립공원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저녁에 도착하게 되는 모압은 인디언 보호구역의 관문도시입니다. 저녁식사 후 마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보면 한적한 시골마을의 정취가 절로 묻어날 것입니다.

캐피탈 리프 국립공원
브라이스 캐넌과 모뉴멘트 밸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캐피탈 리프 국립공원은 웅장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가는 곳이다.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도로 위에 들어서서 보이는 캐넌의 자태가 브라이스캐넌이나 자이언 캐넌처럼 보는 이를 압도하는 모습은 아니다. 그 대신 아기자기한 바위들의 생김새와 예쁜 색깔이 한없이 정감이 가게 만든다. 특히 찾는 이가 거의 없는 곳이어서 한적한 맛이 즐거움을 더해준다. 장거리 여행 중에 편안한 마음으로 바람을 쐬기 좋은 장소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푸른 콜로라도 강과 붉은 악마의 강(DEVIL RIVER)이 서로 만나는 지점은 강한 인상을 남겨 줄 것이다.
이 국립공원이 캐피탈 리프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캐피탈 돔(CAPITAL DOME)이라는 바위의 모양새가 시 청사 지붕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압
저녁나절 모압에 도착하면 일단 짐을 풀어놓고 호텔 주변으로 산책을 나가볼 일이다. 몇 발자국 지나지 않아서 이 마을에 살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모압은 아치스 국립공원으로 가는 관문도시로 발달했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인디언 보호구역의 중심지라고도 할 수 있다. 시내를 어슬렁거리다가 인디언 청년을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제6일  아치스NP - 캐넌랜드NP - 카옌타

정말 눈이 즐겁고 행복한 날이다. 또한 어제 하루 장거리 여행에 따른 수고에 대하여 충분한 보상을 받는 날이기도 합니다.
오전에 보게 되는 아치스 국립공원의 기기묘묘한 모습과 오후에 보게되는 캐넌랜드의 황량한 모습은 서부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할 것입니다.

아치스 국립공원
이게 정말 자연적으로 형성된 바위들일까? 아치스 국립공원에 들어서면 누구나 갖게 되는 궁금증이다. 아무리 아치가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해도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 것이 이 일대의 아치들이다.
이 국립공원 일대에는 2000여 개의 아치가 있다고 하는데, 이 중에 완벽하게 완성된 아치는 100개 정도라고 한다. 가장 긴 아치는 무려 90m에 달하는 랜드 스케이프 아치(Landscape Arch)이고,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는 아치는 델리키트 아치(Delicate Arch)이다.
때로는 차를 차고, 또 때로는 가벼운 트래킹을 하면서 아치들을 감상하는 동안 그 절묘한 생김새에 감탄사가 끝없이 터져 나오게된다.

이 일대의 아치는 수 억 년에 걸쳐 물과 바람이 만들어 낸 천연 조각물이다. 수 억년 전에는 이 일대가 전부 바다 속이었다고 하니 그 기간 동안 조류의 영향으로 깎여나가다가 3억 년 전에 융기되어 지상으로 솟아오른 뒤부터는 공기의 흐름에 의해 깎여진 작품들인 셈이다.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오래 동안 조각한 작품 중의 하나이며, 지금도 조각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아치스 공원을 산책하면서 단지 아치들만 보는 것은 아니다. 하늘 높이 치솟은 바위 탑들과 깎아지른 절벽들은 그 하나하나가 정말 예술이다.

캐넌랜드 국립공원
1,000만 년 전에 바다에서 솟아올라 굳고 단단한 암반지대를 형성했던 땅, 그 단단한 땅에 콜로라도 강과 그린 강이 흘러들어 대지를 갈라놓았으니. 그 현장이 곧 캐넌랜드다. 캐넌랜드는 지형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곳이기도 하지만 여행지로서도 매우 훌륭하다. 무엇보다 인적이 드문 것이 장점.제 7일 모뉴멘트 밸리 - 페이지 도대체 이 곳에 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기에 저 비싼 입장료를 받고 있나 의심이 들 정도로 항상 인적이 없다. 전망대에 올라서 갈라진 대지를 보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뽀얀 먼지를 날리며 서부시대의 포장마차가 달려올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는 곳이다.

데드 호스 포인트
캐넌랜드의 전경을 감상하는 전망대 구실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황량한 암벽 사이를 휘감아 도는 콜로라도 강의 멋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우리나라의 안동 하회마을을 보는 것처럼 콜로라도 강의 물줄기가 360도 회전을 하며 흐르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카옌타
비록 지금은 현대적인 마을로 변모해 모뉴멘트 밸리 관광의 전초기지로 변한 곳이지만 아직도 이 마을은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호텔에 체크인 한 후 마을의 선술집에 나가 독한 위스키라도 한잔 마셔보자. 금방이라도 쌍권총을 찬 존 웨인이 모자의 먼지를 털어내며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 분위기다.

제7일  모뉴멘트 밸리 - 페이지

그 동안 길고 긴 미 서부의 대륙을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진정한 서부, 나바호 인디언의 성지인 모뉴멘트 밸리로 진입을 합니다. 나바호 인디언의 한이 서린 듯 온통 붉은 산과 붉은 바위가 대지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버티고 있는 곳, 모뉴멘트 밸리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디언의 영혼을 만나게 됩니다.

모뉴멘트 밸리
미국 서부영화의 단골 촬영지인 모뉴멘트 밸리는 아직도 서부시대 미국의 풍광이 가장 잘 남아있는 곳이다.
남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광활한 대지가 하늘과 맞닿아 끝없이 펼쳐지고, 그 대지 위에 거대한 붉은 암석들이 절벽과 절벽 사이에 솟아있는 모습을 보고 나면 이 지역의 역사에 문외한이라고 해도 당장 인디언의 영혼을 떠올리게 된다.
시시각각 움직이는 뭉게구름이 떠있는 파란 하늘, 그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붉은 바위 덩어리에는 분명 설명하기 어려운 마력이 있다. 여행자의 넋을 빼앗아 갈 정도로....

백인들이 이 곳을 쓸모 없는 황무지라고 생각하여 인디언 자치구역으로 지정해 주었지만 그 이전에 이 붉은 평원이 인디언들의 영원한 성지이다.
1400년대에 나바호 인디언들의 선조인 아사바스칸족이 캐나다에서 이곳으로 이주해 와 삶의 터전으로 삼았지만 18세기 스페인의 침략에 의해 그들의 삶은 철저히 망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페인이 물러간 후인 1846년, 뉴멕시코가 미국으로 편입된 이후부터는 미국인들에 의해 멸종의 위기까지 맞게 되었다. 미국 서부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듯이 가장 강인하고 용맹했던 인디언의 전사들, 그들의 후예가 이곳 모뉴멘트 밸리에 모여 살고 있다. 붉은 대지와 붉은 돌기둥들은 그들 영혼의 상징이다.
모뉴멘트 밸리에서는 나바호 인디언이 안내하는 지프를 타고 동, 서 미튼 바위, 코끼리 바위, 한 눈에 모뉴먼트 밸리가 조망 가능한 아티스트 포인트 등을 돌아본다.

파웰호수
파웰호수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인공호수로써 그 길이가 269km, 해안선은 장장 3,040km에 걸쳐있다. 비록 인공호수라고는 하지만 이 일대의 토양이 그리 단단하지 않은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해안선을 따라 침식이 일어났다. 그것도 너무나 완벽한 예술작품을 그려내면서.

아무것도 존재할 것 같지 않은 험난한 절벽과 붉은 사암 협곡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수정 같은 물줄기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상쾌해진다. 이 호수를 둘러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트 유람이다. 몇 천 만 년 전에 생성된 협곡 사이를 유유자적 유람하는 동안 갑판에 올라앉아 지난 여정을 차분히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간 거대하고 웅장한 자연의 창조물을 보면서 느꼈던 벅찬 감동이 되살아 날 것이다.

앤틸롭 캐년
애리조나주의 파웰 호수 근교에 위치한 이 곳은 그간 봐왔던 여타 캐넌들에 비해 그 규모가 실망스러울 정도로 작다.
하지만 겨우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입구를 통과해서 보게 되는 풍경은 실로 놀라울 뿐이다. 지반 아래의 좁은 길을 통과해 내려가면 곧 정교하고도 부드러운 물결모양으로 조각된 사암이 눈앞에 펼쳐진다.
특히 햇살이 틈새사이를 비출 때면 기기묘묘한 사암이 각기 다른 색의 음영을 표현해내기도 하는데, 사진작가들에겐 꿈의 장소로 불리기도 한다.

실질적인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오전에는 인디언들의 집단 거주지역인 몬테쥬마 웰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세계적인 명상 수련지인 세도나로 이동합니다.

몬테쥬마 웰
애리조나주의 고원지대에 매우 특이한 형태로 집단 거주하였던 인디언들의 유적이 남아있다. 바로 몬테쥬마 웰이라고 부르는 연못 근처다. 이곳에 거주했던 인디언들은 멕시코의 아즈텍 문명권 후손들로 추정되고 있는데, 그들의 거주지 흔적을 돌아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주변 경관도 매우 뛰어나다.

세도나
세계에서 가장 기(氣)가 많은 땅, 세도나는 정말 특별한 곳이다. 기 수련이라고 하면 동양의 수행법이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세도나에 들어서면 그런 선입견은 단번에 깨지고 만다. 전 세계의 명상가들과 수련자들이 1년 내내 몰려들어 수련에 열중하기 때문에 호텔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곳이 또한 세도나다.
세도나는 우주와 대지의 기가 서로 통하는 길목이기 때문에 누구나 충만한 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수련하는 사람들은온몸으로제 10일 LA를 향하여 퍼지는 에너지가 직접 느껴진다고 하니 신기한 일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상센터나 종교단체, 철학단체 등이 세도나에 수련원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세도나에 다한 관심이 증폭되어 이 지명을 딴 수련센터가 난립하고, 기 수련 여행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 세도나에는 은퇴한 헐리웃의 배우들이 여생을 보내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굳이 기를 받기 위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세도나는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여타 국립공원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주변경관과 암봉들이 세도나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강한 기가 모인다는 벨락지역을 산책하고 대성당 바위, 보이튼 캐넌 등 명소를 돌아보고 나면 우리들 또한 긴 여행에 소진한 에너지를 보충 받을 수 있지 않을까?